일요일 저녁, 집에 오는 길에, 문득 생각나는 친구가 있어서 전화를 걸었다.참 무뚝뚝한 친구지만, 꽤나 생각이 깊고 사려가 깊은 친구다. 늘 전화를 먼저 걸어주는 친구인데, 그 동안 내가 먼저 건 적이 별로 없다. 그래도 항상 나한테 싫은소리 하나 없이 매번 전화를 한다.
이번엔 내가 전화를 했다. 머리속이 온통 복잡해서 털어 놓고 싶은데, 얼굴이 떠오르는 사람별로 전화를 했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다들 집에서 잘 쉬고 있다가 받는다......
그러다 문득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뭐 사실 이런 상황에서 생각나는 사람이라곤 3명 안팎이다. 2명은 주말 잘 보내고 있다는 신변잡기 얘기를 하다가 끊었고, 한 친구는 술한잔 할래? 그랬더니 뭔가 낌새를 차린듯, 그냥 알았단다.
어제, 저녁 7시에 만나서 1시까지 술을 마셨다. 오랜만에 편한 자리였다.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술도 많이 마시고 (그래봐야 내 주량이 기껏 소주 1병이 라서 그다지 많이는 마시는 편은 못된다.)
다들 거의 1시간 이상씩 걸리는 거리인데도, 필요할 때 술마시고 싶을 때, 나오라고 불러주면 불평없이 잘 나와준다. 너무 고맙다.. 친구들..
며칠전에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예전엔 꽤나 자주 만나던 아이들이였습니다. 꽤나 많이 친했다고 생각했고, 이 블로그에도 써 놓았듯이 늘 그리워하던 그런 친구들이였습니다.
이젠 몇몇 친구들은 결혼도 하고, 사회생활이나 삶의 경험들이 조금씩 쌓여가고, 각자 자신만의 삶의 방향을 다른 길로 가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예전부터 결혼을 하더라도 늘쌍 같이 무언가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여행도 같이 다니면 즐거울것 같았고, 만나면 항상 재미있을것 같았습니다.
근데, 이젠 각자의 삶의 방식이 너무 달라졌나 봅니다..... (사소한 이야기 까지 하는건 왠지 속 좁은 놈이 될것 같아 넘어가겠습니다.)
한 친구는, 늘 쪼들려 산다고 죽는 소리에, 한 친구는 항상 자신의 재테크 이야기에 사람들을 동조시켜서, 듣고 싶지도 않은 그런 얘기들을 듣느라 시간을 보내버립니다. 다들 바쁜 시간 쪼개서 얼굴보고 그동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고 또, 들으러 온건데 말입니다.
늘 쪼들려 산다는 그 친구는 내외가 국내 최고의 기업에 둘다 맞벌이로 다닙니다. (듣기엔 한쪽에서 버는 연봉이 저혼자 버는것보다 많습니다.) 맞벌이니 2배일꺼고 대충 계산해 봐도 한숨이 나옵니다. 자기 자랑을 하다가도 결국은 돈 없다 죽는 소리입니다. 제가 그 친구 돈 많이 번다고 보태 달라고 할 사람도 아니고 (설령 정말 상황이 어려워져도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친구들 각출 하는거 조차 쪼들려서 못 낼 것 같은 분위기 입니다. 설령 지금 정말 힘든건데 제가 모를 수도 있습니다. 진지하게 저랑 얘기해본적이 거의 3~4년전 이후로는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지금처럼 고생해서 벌면 곧 해결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게 죽는소리를 하든 하지 않든 기간이 크게 단축되거나 크게 늘어나진 않을껍니다.
이런 얘길 하더군요...
'너흰 집도 있고 애도 있지 않느냐..'
맞습니다. 애는 둘이 있고 집도 제 명의로 하나 있습니다. 우리집 팔아봤자 서울변두리에있는 전세집도 못 구하는 오래된 집입니다. 부모님이랑 예전에 살던집이라 거의15년쯤 되었습니다. 애기들 둘은 내가 낳고 싶어서 낳은거지 절대 자랑거리로 낳은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별로 어디 가서 나 집도 있고 애도 둘이나 있으니까. 으시대거나 그러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혼자서 4식구 벌이를 합니다만, 혹시나 친구들이 부담스러워 하진 않을까 해서 그렇게 친구들 앞에서 앵앵대진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날은 다행이도 저는 다른 테이블에 앉아서 다른 친구들의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한 후배는 예전 우리회사 근처에 있는 보안 회사에 대리로 들어갔다는 얘기, 한 친구의 프랑스-스위스 유럽 일대기 ( 이 친구의 얘기를 들어보면 안갔다 왔는데도, 머리속에 비디오로 그려질 정도로 설명을 잘합니다.) 또 한 친구는 여자친구랑 진행되는 진행사항들..... 이쪽 테이블은 제 얘기 보다는 친구들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려고 얘기를 많이 시켰습니다 물론 말이 끊어지지 않고 주제가 연결되도록 중간중간 제얘기도 조금씩은 했지만, 그래도 저는 나름대로 보람찬 시간이였다고 생각합니다만, 다른 테이블에 있는 제 아내는 별로 좋지 않은 시간이였나 봅니다.(저보다도 왠만하면 절대 버럭~할 스타일이 아닌데도, 한 두번쯤은 울컥했더군요. 대충 상황파악 했음) 테이블이 붙어 있으니 각자의 얼굴표정이나 이야기들이 다 들렸고, 분위기 파악은 대충되어버려서, 일부러 술잔을 돌리러 가도 어차피 내가 끼어들어 들어야 할 이야기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 테이블에 앉아서 끝날때 까지 있었습니다. 그것도 그렇고, 이쪽 테이블에 앉아 있는 친구들의 얘기 듣는게 훨씬 더 재미있었다는게 가장 큰 이유였겠죠...
대화는 자신의 자랑을 늘어놓기 보다는
듣는것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을 전부터 깨닫고 있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나중엔 결국은 점점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등학교때 입학식 날 담임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지금은 같은 학교 같은 반이니까 평생 같이 할꺼 같지? 그런데, 내 경험을 얘기해주면 대학간 친구와 그렇지 않은 친구는 어울리기 힘들어진다.. 반드시 대학가라.
나는 대학을 갔었고, 두 그룹의 친구가 있었는데, 대학을 못간 그룹의 친구들은 작은일에도 툭하면 아는 거 많아 좋겠어... 그러면서 시비를 걸기 때문에 결국은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자기 자신은 아무것도 바뀐게 없는데 스스로의 자격지심에 의해서 그렇게 환경이 되어버리더라.."
이 때는 우리 대학 보내려고 하신 말씀이구나 하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아이러니하지만, 그게 다른 상황에서도 적용이 되더군요, 안타깝지만, 나는 그다지 변한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분명 머지 않은 미래에 많은 것들을 직간접적으로 비교 당하면서 스스로든 타의적이든 자격지심을 얻게 될게 앞으로 발생할 상황이라는게 빤할것 같습니다.
나나 그 친구나 앞으로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그 상태를 유지해서 그때가 되면, 그땐 정말 그 동안 쌓아왔던 좋은 추억꺼리들 마져도 송두리째 없어져 버릴것 같습니다. 그것만은 싫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진 저에게 있어서 둘도 없는 좋은 친구였기 때문입니다....
집에 오는길에 곰곰 생각해봤습니다. 다른 사람을 변화 시키는건 그다지 재능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저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길 밖에는 방법이 없네요... 성공해서 돌아올때까지는 거리를 둬야겠습니다.... 계획도 몇년 계획으로 수립해 놓았습니다.
처음엔 쬐끔 서글픈 얘기였는데 쓰다보니 맥주 2병을 다 비우고 과자도 다 먹고, 기분은 많이 서글픈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내가 어떻게 비춰질지 스스로 돌이켜보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음속에 있는 한가지만 더 얘기하자...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좋은 친구였다고 생각한다. 겉과 속이 다르게 행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젠간 한번쯤은 마음을 터놓고 예전처럼 얘기할 기회가 올꺼라고 믿는다.."
어젠 술기운에 써 놓구.. 바로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대박.. 긴글이 되어 있더라구.. 허걱! 놀랐으...
친하다고 생각하는 몇 안되는 친구라서 더 더욱이나 허전한건 아닐까????
그리고, 기운 내야쥐.. ^^; 그래도, 한집안의 가장인데.. 나라도 힘내야쥐..!!! 아자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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